집에서 식물을 키우다 보면 어느 순간 사방으로 줄기가 뻗어 나가면서 화분이 지저분해 보이거나, 중심 줄기가 힘없이 옆으로 쓰러지는 현상을 목격하게 됩니다. 특히 인테리어 사진에서 보았던 곧고 깔끔한 나무 모양인 '외목대(하나의 대나무처럼 중심 줄기만 길게 키우고 위쪽을 풍성하게 만드는 수형)'를 꿈꾸며 데려온 뱅갈고무나무나 올리브나무가 덤불처럼 붕괴할 때 집사들의 고민은 깊어집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식물의 줄기를 잘라낸다는 것 자체가 두렵고 불쌍하게 느껴져 가위를 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가지치기를 미룬 식물은 안쪽까지 바람과 빛이 통하지 않아 속잎이 누렇게 변하고 해충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됩니다. 가지치기는 단순히 식물의 모양을 예쁘게 다듬는 미용 작업이 아닙니다. 식물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분산시키고, 통풍을 원활하게 하여 더 건강하게 오래 키우기 위한 필수적인 관리입니다.
올바른 가지치기의 첫걸음은 자르는 도구의 '소독'에서 시작합니다. 사람도 수술할 때 칼을 소독하듯이, 식물도 단면이 오염되면 그 틈으로 세균이나 곰팡이가 침투해 줄기 전체가 까맣게 썩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집에 있는 원예용 가위나 일반 가위를 사용하기 전, 알코올 솜으로 날을 깨끗이 닦아내거나 라이터 불로 가볍게 달구어 소독하는 습관을 반드시 들여야 합니다.
준비가 끝났다면 이제 식물의 몸통에서 '생장점'과 '생장 마디'를 찾아야 합니다. 식물의 줄기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잎이 돋아나 있는 볼록한 마디(Node)가 보입니다. 이 마디와 마디 사이를 잘라야 하는데, 자를 때는 마디 바로 위쪽을 약 0.5cm에서 1cm 정도 남겨두고 사선으로 매끄럽게 잘라주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마디 바짝 자르면 남은 마디가 말라 죽으면서 새순이 돋지 못할 수 있고, 너무 길게 남기면 남은 줄기가 썩어 보기 흉해집니다.
외목대 수형을 만들고 싶다면 법칙은 간단합니다. 아래쪽에서 양옆으로 뻗어 나오는 곁가지는 과감하게 정리하여 아래쪽 중심 줄기(목대)를 깔끔하게 비워줍니다. 식물이 원하는 높이만큼 수직으로 자랄 때까지는 옆 가지를 계속 정리해 줍니다.
내가 원하는 만큼 중심 줄기가 자랐다면, 이제 가장 꼭대기에 있는 중심 생장점(외두)을 잘라줍니다. 이를 '적심(생장점 자르기)'이라고 부릅니다. 위로 자라려는 생장점을 막아버리면, 식물은 호르몬 작용에 의해 그 아래 마디들에서 양옆으로 새로운 곁가지들을 폭발적으로 뿜어내기 시작합니다. 이때 새로 나온 곁가지들이 다시 자라면 끝을 또 잘라주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위쪽을 풍성한 공 모양(토피어리 수형)으로 채워나가는 것입니다.
가지치기를 할 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의 잎과 가지를 잘라내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전체 잎의 30% 이상을 한 번에 날려버리면 식물이 급격한 스트레스를 받고 광합성량이 부족해져 몸살을 앓거나 성장을 멈출 수 있습니다. 가지치기는 계절적으로 식물의 성장이 활발한 봄이나 초여름에 진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며, 자른 단면에서 고무나무처럼 하얀 진액이 나오는 식물은 흐르는 진액을 물티슈로 가볍게 닦아주며 진정시켜야 합니다.
가지를 자르는 행위가 처음에는 어색하고 무섭겠지만, 올바른 위치를 찾아서 잘라준 단면에서는 반드시 이전보다 훨씬 튼튼하고 귀여운 새순 두 개가 양옆으로 돋아납니다. 과감한 가위질 한 번이 반려식물의 수명을 늘리고, 내가 원하는 멋진 명품 수형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핵심 요약
가지치기는 식물의 미관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안쪽까지 빛과 바람을 통하게 하여 병해충을 예방하는 필수 작업입니다.
가위를 사용하기 전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해 반드시 알코올이나 불로 소독해야 하며, 줄기의 마디 위쪽을 0.5~1cm 남기고 사선으로 잘라야 합니다.
외목대를 만들려면 원하는 높이까지 아래쪽 곁가지를 제거한 후, 맨 위 중심 생장점을 잘라(적심) 양옆으로 곁가지가 풍성하게 번지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다음 편 예고
다음편에서는 흙 없이 깨끗하게 식물을 키울 수 있는 '수경재배 전환 노하우'에 대해 다룹니다. 과습 걱정 없이 물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인테리어 효과까지 극대화하는 수경재배의 원리와 관리법을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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